책 서평

소피의 세계, 동화같은 철학책

만성피로증후군 2021. 1. 15. 08:21

 

제목 : 소피의 세계

작가 : 요슈타인 가아더

평점 : 4.0

 

책을 읽고 있는 시간 말고는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영화, 드라마, 책과 같은 일상적인 것 이외의 색다른 무언가를 보았을 때 철학적 의문을 갖게 되고 거기에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반복적으로 겪게 되는 일에서 의문을 가지는 경우는 드물다. 지금 일상적이라고 느끼는 것도 처음에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었을 것이다. 그때 그것을 규정하기 위해 내 나름의 경험을 총동원하여 스스로 분류하고 체계화 한다. 그 경험이 두 번, 세 번 계속 일어 나게되면 진부한 경험이 되어 생각을 환기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나는 이러한 것을 극복하려고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해 철학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으려 노력한다.

 

 

책의 주인공은 소피라는 15세의 여자 아이이다. 어느 날 의문의 편지를 받게 된다.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전달된 편지에는 철학적인 질문이 적혀 있었고 그 질문의 답을 찾으며 철학공부를 하게 된다. 편지에는 철학의 발생 배경과 역사, 철학적 질문들이 서술되어있다. 이 책을 통해 철학과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다.

 

 

 “과학이 없던 시절, 고대 철학자들은 어떻게 만물을 해석 했을까?”

 

초반부에 고대 철학자들이 어떻게 철학적 의문을 갖고 현상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물질을 이루고 있는 근원은 무엇인가에 의문을 갖고 거기에 해답을 풀려고 했다. 최초의 철학자라고 추정되는 인물은 소아시아 밀레토스 출신인 탈레스이다. 이 철학자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생명체는 물에서 생겨나고 다시 분해하면 물이 된다고 주장했다. 비가 오게 되면 땅이 비옥한 옥토로 변하게 되고 개구리와 날 벌레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을 보고 그렇게 유추했다. 그 외에도 물이 얼음이 되고 수증기가 되어서 날아가는 것을 관찰했다. 그 당시 과학이 없었으니 자연을 관찰하고 관계를 유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주장을 하는 철학자들이 많았다. 만물의 근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론들이 많았지만 다수의 공감을 얻어내는 이론이 정론으로 여겨졌다. 그렇다 보니 대화로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토론하며 발전해 나간 것이 초기의 철학이다. 복잡한 지식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삶에서 찾아 나갔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어렵고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하며 유희와 같이 받아 들일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아버지, 소크라테스”

 

철학자로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단연 소크라테스이다. 그는 단 한줄의 글도 쓰지 않았지만 유럽 철학의 가장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다. 소크라테스는 평생을 시장 바닥에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철학을 즐겼다. 또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깊은 사색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상대방에게 계속적인 질문을 하면서 허점을 드러내도록 유도했다. 잘못된 점을 바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면서 스스로 깨닫도록 한 것이다. 올바른 말을 하는 소크라테스는 몇몇 도시권력자들에게 반감을 사게 되고 “젊은이들을 망치고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결국 사형선고를 받고 죽게 된다. 그의 일화들은 그의 제자 플라톤에 의해서 쓰여졌고 전파되었으며 후대의 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가장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이 문장은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자신이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똑똑함을 떠벌린다.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자신을 과대포장 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양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는 방대한 세상을 깨우치기에는 자신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철학적 사고란 완벽할 수 없으며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야 된다. 그 부족함을 알기에 자신보다 어리석은 사람에게서도 배우려는 자세를 가졌었다. 이 겸손함이 위대한 철학자를 낳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자연철학부터 시작해서 사람을 중심으로 한 철학까지 역사적 순서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부분에서는 철학을 말하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더 나아가 철학이 어떻게 종교로 발전했는지 그 관계에 대해서도 적혀있다. 그리스, 로마 역사와 철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두 가지를 한 권에 책에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내가 위에 언급한 철학자는 두 명밖에 없지만 책에는 다양한 철학자들과 그들의 견해를 볼 수 있다. 한가지의 철학적 질문이 아니라 당대의 여러 가지 철학을 쪼개서 책에 담아 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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