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리지널스
작가 : 애덤 그랜트
평점 : 4.0
필자는 20대 초반 혈기왕성한 시기에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마쉬멜로우 이야기, 공부가 쉬웠어요 등의 책들은 그때의 나를 움직이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말들로 채워져 있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던가 지금 당장 시작하면 당신도 성공을 이룰 수 있다 따위의 문장에 꽂혀서 매일 머릿 속에 새기며 살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를 거머쥘 확률이 높아질 거란 망상에 손에 잡히는 자기계발서를 모두 읽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1-2년 열심히 산 결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지만 겁 없이 무작정 달려들었던 열정은 서서히 식어가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책에 적혀있는 내용들은 너무나도 뻔한 말들이었고 닳아버린 마음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였다. 자기계발서적에 흥미가 떨어졌지만 다행히도 책 읽는 습관이 어느 정도 몸에 베어서 그 뒤로 다른 책들을 읽어 나아갔다. 자기계발서적은 내 독서 인생의 시작점이다.
오늘 소개할 오리지널스라는 책은 뻔하디 뻔한 자기계발서적과는 조금은 다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공에 관한 명제들을 하나 둘 깨어나간다. 오리지널스의 뜻인 독창성에 걸맞게 책 내용도 여타 자기계발서들과의 차별화 된 점들이 보인다. 저자인 애덤 그랜트는 하버드대 심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와튼 스쿨의 조직 심리학 교수로 재직중에 있다. 그의 강의는 새롭고 독창적인 것으로 학생들에게 정평 나있다. 4년 연속 최우수강의평가상을 받았다고 한다.
어느 날 기발한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애덤 그랜트를 찾은 대학생들이 있었다. 인터넷으로 안경을 파는 사업이었다. 투자하기를 요청 받았지만 교수는 거절했다. 사업이 실패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틀렸다. 사업은 승승장구로 성장했고 매스컴에서 그들의 회사인 와비파커를 최고 독창적인 회사로 손 꼽았다. 그는 인생의 최대의 실수를 했다고 회고 한다. 엄청나게 성공할 아이템을 알아보지 못하고 퇴짜를 놓은 이유는 이렇다고 한다.
첫째. 학생들은 사업에 인생 전부를 걸 생각이 없었다.
창업을 하는 네 명의 학생 모두 학교에 재학중이었으며 학업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사업에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학교 생활에도 충실히 하며 동시에 창업을 하기를 원했다. 이 점은 그 어떤 투자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되는 일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쏟더라도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위험을 감수하기 싫어서 소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는 실패를 가져 올 것이라 판단했다.
둘째. 시간은 부족하고 관심은 분산되어 있었다.
인터넷으로 안경을 팔려면 사이트 구축 및 마케팅이 중요하다. 사이트 구축도 안되었고 와비 파커라는 이름을 짓는데도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뚜렷한 리더가 없어 보였고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다. 포부있고 배짱있는 사업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셋째. 졸업 후에도 안 될 경우를 대비하여 직장을 구해놓았다.
첫번째 이유랑 비슷하다. 그들은 그 해 말 졸업 예정이었는데 인턴쉽, 정규직의 형태로 이미 직장을 구해놓은 상태였다. 한마디로 위험을 전혀 감수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결단력이 없었다. 학교 친구들 몇 명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럴싸한 아이디어가 나오자 한번 해볼까? 라는 식으로 모여서 학교 과제쯤으로 여기며 진행되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결국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교수는 본인 결정의 실패 원인을 돌이켜 보며 이 책을 출간했다.
흔히 생각하는 사업가의 이미지는 결단력이 강하며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스티븐 잡스, 빌게이츠는 사업을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모든 것을 쏟았다. 그렇기에 성공했다고 믿는다. 내가 감히 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이며 불확실한 미래를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존의 통념과 반대된다. 인생 전부를 걸고 올인 하는 것이 아니라 심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 예는 충분히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고 플랜 B 혹은 플랜 C까지 계획하는 사람들이 다른사람보다 성공하는 사례를 종종 목격해 왔다. 오리지널스를 본다면 기존에 생각했던 성공으로 가는 길에 대한 가치관을 바꿔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책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피의 세계, 동화같은 철학책 (0) | 2021.01.15 |
---|